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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순간/독서 교육

내 아이를 위한 첫 창작동화 전집_비룡소의 그림동화

by kaemasayuki 2025. 3. 12.

내 아이는 만 5세. 한국나이로 7세이다. 아이가 다니는 영어 유치원은  소소한 영어 콘텐츠와 함께 '한글책 읽기'를 숙제로 내 준다. 어쩌면 부모에게 가장 강조하는 역할이 '좋은 책 잘 읽어주기'인데, 이부분이 마음에 들어서 이 유치원을 선택한 것도 있다. 

언젠가는 실시간 책 리뷰를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보며, 일단은 지난 1년간 숙제로 읽은 책 중에 좋았던 책들을 차례대로 기록해 보려고 한다. 

이 글은 그 중 첫번째 독서 기록이다.

또래에 비해 조금 늦게 아이를 낳아 기르다 보니 주변에 육아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지인들이 많다. 각기 각 분야에서 정보를 많이 받았는데 그 중 상당부분이 아이의 독서 교육과 관련된 내용이다. 성격상 하나부터 열까지 검색하고 비교하고 신중히 선택하는 성향이 못되는지라, 아이의 독서에 관해서는 주변의 추천을 많이 참고했다. 그렇게 아이가 4살이 되었을때 (물려받지 않고) 내가 손수 구매한 첫 창작동화 전집이 비룡소의 그림동화이다.  3백여권이 넘는 책을 전부 구매한 건 아니고, 50여권을 개똥이네( http://www.littlemom.co.kr/ )를 통해 중고로 구입했다.

비룡소(bir.co.kr)

아이와 함께 어떤 그림책을 고를지 고민된다면, 비룡소의 그림동화 전집을 한번 살펴 볼 만하다. 비룡소의 그림동화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삽화들과 따뜻한 이야기로 아이들의 감성을 키워주는 책들이 많은데, 그 중 내 아이가 좋아하는 책은 수시로 꺼내보며 킬킬거리며 읽곤했다. 이 전집은 내 아이가 자연스럽게 책 읽는 습관을 들이는데에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미취학 아이들이 흥미롭게 볼 만한 책들이 많아서 읽어주는 부모 입장에서도 고르기 편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내 아이가 좋아해서 수십번은 읽었던 책 4권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1. 모두가 잠든 밤이에요(프레드만 빼고요)
  2. 야호! 오늘은 유치원 가는 날
  3.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
  4.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1. 모두가 잠든 밤이에요(프레드만 빼고요) https://bir.co.kr/book/112223/

 

모두가 잠든 밤이에요 (프레드만 빼고요)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로 아이들에게 반전 웃음을 선사하는 조시 슈나이더의 『모두가 잠든 밤이에요 (프레드만 빼고요)』가 ㈜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모두가 잠든 밤이에요 (프레드만 ...

bir.co.kr

책 소개글에 나와있는 것처럼 내 아이에 이 책은 '잠자기 전에 꼭 읽어야하는 책'이었다. 

밤이 깊어가고 모두가 잠이든 시간 프레드는 침대에서 뒤척이고, 집 안을 돌아다니고, 엉뚱한 일까지 벌이면서 밤을 보낸다. 유난히 잠들기 싫어했던 내 아이가 딱 공감할 만한 책이었달까. 귀여운 그림과 재치 있는 전개로 읽는 내내 킥킥대는 웃음이 나는 책인데, 어찌보면 내 아이는 이런 엉뚱한 프레드의 상상과 행동을 따라하며 더 잠들기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을때마다 내 아이는 프레드를 따라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악악!! 소리를 질렀고

 

신선한 개미농장 카페의 메뉴를 하나하나 읽으면서 어느 메뉴가 가장 비싸고, 어느 메뉴가 가장 싼지, 각메뉴의 맛은 어떨지 상상하며 조잘조잘 수다를 떨었다.

이 책에는 각 페이지마다 숨은그림찾기 놀이를 하는 재미가 있다. 볼때마다 새로운 재밌는 장면이 발견되는 유쾌한 이야기. 잠들기 싫어하는 아이와 침대에서 킥킥거리며 같이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2. 야호! 오늘은 유치원 가는날 https://bir.co.kr/book/50691/

 

야호! 오늘은 유치원 가는 날

■ “엄마, 나 잘할 수 있어요!” 용기와 자신감을 주는 이야기유치원에 처음 가는 날, 설렘을 가득 안고 일찍 일어난 산이는 엄마를 깨운다. 하지만 엄마는 맞고 싶지 않은 하루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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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직장어린이 집에 다니며 아침에 나와함께 출근하고 저녁에 나와함께 퇴근한 내 아이가  영어유치원에 가기 전에 함께 읽었던 책이다. 알뜰살뜰 부모보다도 성심껏 아이를 키워준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작별을 하고 유치원에 보내려는데 화장실은 편하게 갈 수 있을지, 식사는 충분히 할 수 있을지, 완벽주의 성향에 겁이 많은 아이가 영어로만 소통하는 유치원에서 즐겁게 잘 지낼 수 있을지 은근한 걱정이 많을 때 이 책을 골라 읽었다. 

 걱정하는 부모와 달리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마음의 아이. 막상 유치원 문앞에서 엄마와 헤어지려니 살짝 불안해지는 아이. 하지만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금세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신나게 하원하는 아이. 이 모든 장면들이 부모와 아이가 공감하며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아서, 유치원 적응을 앞둔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든든한 응원을 전해 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3.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 https://bir.co.kr/book/11254/

 

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

어린 아이에게 치과에 가는 일은 무척이나 겁나는 일이다. 입 안에서 기계가 들들거리는 소리를 내며서, 잇몸을 찌르고 이를 뽑기 때문에 심약한 아이게게는 공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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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스타이그의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은 뉴베리 명예상 수상작이자, 초등 2-1 국어 교과서에도 수록되어 있는 어린이 추천도서이다. 책을 고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표지나 삽화의 그림에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런 부분에서 이 책은 근래 출판되는 창작동화와 비교했을때 어쩐지 손이 잘 가지 않는 그림체 인데, 내 아이 유치원에서 '글밥많은 좋은 책 추천 리스트' 중 가장 상단에 있었던 책이라 어쩔 수 없이 읽었던 책이기도 하다. 처음은 손이 잘 가지 않았으나, 시간이 갈 수록 뭐 읽을까 고민될 때 고르게 된 책이기도 하다.

커다란 동물들 입안으로 들어가 고통없이 친절하게 치료해줘서 인기가 많은 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에게 어느 날 여우가 치통을 호소하며 찾아온다. 육식동물은 생명의 위협이 될 수도 있어 환자로 받지 않았던 드소토 선생님은 여우를 돌려 보내려고 했지만 울면서 매달리는 환자를 외면할 수 없었던 드소토 선생님은 결국 용기내서 여우를 도와주기로 결심했는데... 교활한 여우는 치료를 받고 난 후 드소토 선생님을 잡아 먹을 생각이었다. 작은 생쥐와 커다란 여우의 만남 자체가 긴장감을 주는데, 위험에 직면한 드소토 선생님이 어떻게 위기에서 빠져나올지 아이와 다양한 방법을 상상하며 읽곤 했다.

책 소개글을 보면 치과를 친근감 있게 느끼게 해 준다고 하는데 오히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내 아이에게 약간의 공포증이 생겼다.젤리나 초콜릿같은 달콤한 간식을 먹을 때마다 "충치 생기면 어떻게 해?" 라고 걱정하며 두개 먹을 것을 하나먹고 참는 내 아이 ㅋ 이 책이 의외의 기능을 해주고 있다. 이런 공포심은 바로 아래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여우의 어금니 발치 장면에서 비롯 된 것. 

책을 읽을 때마다 마지막 치료는 해주지말라고 소리치는 내 아이. 드소토 선생님의 솔루션을 확인하고나서는 이제는 여우가 하루종일 입을 열지 못해서 아무것도 먹지 못해 배가 고플까봐 걱정이 많다ㅎㅎ

아이들에게 달콤한 간식은 적당히, 양치질의 중요성.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상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용기. 많은 교훈을 주는 책으로 적극 추천한다.

4.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https://bir.co.kr/book/106329/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세기의 이야기꾼이자 어린이 그림책의 대가 윌리엄 스타이그에게 생애 첫 칼데콧 상을 안겨 준 고전 명작 그림책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이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윌리엄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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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그림의 구석까지 외울 정도로 많이 읽었던 책 중 하나인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이책도 위에 소개된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의 작가인 윌리엄 스타이그의 책이다. 

꼬마 당나귀 실베스터가 우연히 소원을 들어주는 요술 조약돌을 주우면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룰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내가 실베스터라면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라고 물어보는데, 아이는 가족가 함께하는 게 소원이라고 일관적으로 이야기 했다. 상상이라도 부자되게 해달라고 빌고 싶었던 엄마의 시커먼 마음은 늘 아이의 말 앞에서 부끄러워지곤 한다 ㅎㅎ

실베스터가 돌로 변해 가족을 그리워하는 장면에서 내 아이는 엉엉 울었고, 그 이후로 (아주 자주) "엄마 잃어버리면 어떻게해?"라고 무서워 한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책은 아이에게 꽤나 충격적인 방법으로 교훈을 주는 듯 하다 ㅎ

아무리 찾아도, 아무리 기다려도 만날 수 없는 아이를 그리워하며 슬퍼하는 당나귀 부모를 보면 엄마로서 감정이입이 심하게 되는데 어른들에게도 꽤나 몰입하게 하는 스토리가 이어진다. 

극적으로 가족과 다시 만나 행복해지는 순간에 우리는 모두 안도하고 순간 마음이 따뜻해 지는 걸 느꼈다.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진짜 원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기 좋은 그림책으로 적극 추천한다.